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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나고야·시라카와고 여행 (합장촌, 나고야메시, 나고야성, 3박4일 일정)

by mashaland 2026. 4. 22.

도쿄와 오사카를 두 번, 세 번 다녀온 분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본인데 왜 이렇게 붐비지?' 저도 똑같았습니다. 오사카 도톤보리에서 어깨를 부딪히며 걷다가, 이게 여행인지 퇴근길인지 구분이 안 되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다른 일본을 찾기 시작했고, 그 끝에 나고야와 시라카와고가 있었습니다.

나고야 ·시라카와고 여행
해외여행-나고야 시티

합장촌에서 확인한 것들 — 사진과 실제는 얼마나 다른가

시라카와고는 인스타그램에서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오히려 기대를 낮추고 갔습니다. 사진으로 수백 번 본 장면을 직접 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여행을 몇 번 해보면 알게 됩니다. 그런데 전망대에 올라서 마을을 내려다보는 순간, 솔직히 말하면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가슴이 내려앉는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갓쇼즈쿠리(合掌造り)란 급경사 초가지붕 형태의 전통 건축 양식을 말합니다. '합장'이라는 이름은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양과 지붕 경사면이 닮았다 하여 붙여진 것입니다. 지붕 각도가 60도에 달하는 이 구조는 연간 2~3미터에 달하는 폭설을 견디기 위해 발전한 설계입니다. 단순히 예뻐 보이는 초가집이 아니라, 극단적인 자연환경에 적응한 생존의 건축이라는 점이 현장에서야 비로소 실감됩니다.

 

1월 중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공기부터 달랐습니다. 서울 겨울의 건조하고 매운 바람이 아니라, 산속 눈 녹는 자리에서 나는 특유의 냉습한 냄새였습니다. 관광지인데도 마을 안이 조용했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다들 낮은 목소리로 걸어 다녔습니다. 그 분위기 자체가 이미 이 마을의 일부인 것 같았습니다.

 

시라카와고는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UNESCO World Heritage Site)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란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해야 할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문화 및 자연 유산으로, 유네스코가 선정하여 국제적으로 보호 관리하는 제도입니다(출처: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등재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마을이 여전히 살아 있는 주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단순 관광지와 다른 이유입니다.

나고야메시 — 도쿄·오사카와는 다른 음식 문화가 있다

일반적으로 나고야는 볼거리가 적고 음식도 특별할 게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크게 기대 없이 갔는데, 실제로 먹어보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나고야메시(名古屋めし)란 나고야 및 아이치현 일대에서 발전한 독자적인 음식 문화를 총칭하는 말입니다. 단순히 지역 향토식이 아니라, 핫초 미소(八丁味噌)라는 강하게 발효시킨 콩 된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요리가 체계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 음식과 구별됩니다. 핫초 미소는 일반 미소보다 발효 기간이 두 배 이상 길어 색이 진하고 맛이 깊습니다.

 

히쓰마부시(ひつまぶし)는 이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끼였습니다. 장어 덮밥을 세 가지 방식으로 나눠 먹는 것인데, 마지막 단계에서 다시마 국물을 부어 오차즈케(お茶漬け) 형식으로 먹는 방식이 생각지도 못한 맛을 냈습니다. 오차즈케란 밥 위에 차나 육수를 부어 먹는 일본식 말아먹기 방식으로, 진한 장어 맛이 국물에 퍼지면서 전혀 다른 음식처럼 변합니다. 한 그릇으로 세 번 놀라는 음식이었습니다.

 

나고야에서 반드시 먹어봐야 할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히쓰마부시: 장어 덮밥, 세 가지 방식으로 나눠 먹음
  • 미소카츠: 핫초 미소 소스를 올린 돈까스, 일반 돈까스와 전혀 다른 맛
  • 미소 니코미 우동: 된장 육수에 끓인 우동, 면이 단단하고 국물이 진함
  • 데바사키: 달콤짭짤하게 양념한 닭 날개 튀김, 맥주와 함께하면 멈추기 어려움
  • 도테나베: 미소를 베이스로 한 전골 요리, 현지인들이 겨울에 즐겨 먹는 음식

나고야성과 도쿠가와 미술관 — 역사 밀도가 생각보다 높다

나고야는 역사 유적이 별로 없다는 인상이 있는데,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예상 밖이었습니다. 실제로 다녀보면 반나절 코스 두 개가 나올 만큼 내용이 있습니다.

 

나고야성(名古屋城)은 17세기 초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에도 막부(江戸幕府) 체제 강화를 위해 축조한 성입니다. 에도 막부란 1603년부터 1868년까지 약 260년간 일본을 지배한 무사 정권으로, 도쿠가와 가문이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나고야성은 천수각 위에 금박을 입힌 샤치호코(しゃちほこ), 즉 황금 물고기 호랑이상으로 유명한데, 현재 천수각은 내진 보강 공사로 내부 입장이 제한된 상태입니다. 대신 혼마루 어전(本丸御殿)이 정교하게 복원되어 있어, 에도시대 귀족 생활 공간을 직접 걸어 다니며 볼 수 있습니다. 도쿄의 에도성이나 오사카성보다 규모는 작지만, 실내 공간의 복원 완성도는 오히려 가장 높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도쿠가와 미술관은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두 시간을 통째로 써도 아깝지 않은 곳입니다. 국보(国宝)로 지정된 겐지모노가타리 회권(源氏物語絵巻)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회권이란 이야기 장면을 두루마리 형식의 그림으로 풀어낸 일본 전통 회화 형식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겐지 이야기 그림 기록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인접한 도쿠가와엔 정원과 함께 관람하면 에도시대 다이묘(大名), 즉 지방 영주 가문의 일상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3박 4일 일정 — 실제로 움직여보니 이게 맞는 순서였다

이 코스를 처음 계획할 때는 시라카와고를 2일차에 넣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움직여보니 3일차 당일 이동이 훨씬 자연스러웠습니다. 나고야에서 하루를 먼저 보내면서 시차 적응도 되고, 이동 동선도 정리가 됩니다.

나고야 중부국제공항(中部国際空港), 통칭 센트레아(Centrair)에서 나고야역까지는 메이테쓰 공항선(名鉄空港線) 특급으로 약 28분이 걸립니다. 메이테쓰 공항선이란 나고야 중부국제공항과 나고야 도심을 연결하는 사철 노선으로, 뮤 스카이(μSKY) 특급 열차를 이용하면 좌석 지정으로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이 정도 거리면 인천 공항에서 서울 도심 진입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시라카와고 방문 시 현실적으로 주의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나고야역 메이테쓰 버스센터에서 직행 고속버스 운행, 편도 약 2시간 30분
  • 겨울 성수기에는 버스 사전 예약 필수, 좌석이 빠르게 마감됨
  • 합장촌 내부는 비포장 구간이 있어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 필수
  • 라이트업 행사는 매년 1~2월 특정 주말 2~3회만 운영, 시라카와고 공식 홈페이지 사전 확인 필요
  • 기온이 영하권까지 내려가므로 방한모, 방한 장갑, 두꺼운 방한복 필수

일본 관광청(Japan Tourism Agency) 자료에 따르면, 시라카와고를 포함한 기후현 일대는 적설량이 연간 2미터를 넘는 폭설 지대로 분류되며, 겨울철 방문객 급증으로 인해 버스 및 주차 사전 예약 시스템을 강화 운영하고 있습니다(출처: 일본 관광청).

 

이 여행 코스는 일본을 이미 몇 번 다녀온 분에게 특히 잘 맞습니다. 새로운 자극보다 조용하고 깊은 경험을 원하는 시점이 누구에게나 오는데, 그때 이 코스가 그 자리를 채워줍니다. 겨울 일정을 강하게 권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눈 덮인 갓쇼즈쿠리 마을을 보지 않고 왔다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춥다는 것이 부담이라면, 방한 준비만 충분히 하면 됩니다. 마을이 작아서 오래 걷지 않아도 되고, 창밖에 눈이 내리는 민가 식당에서 메밀국수 한 그릇을 시키는 그 순간이 — 어떤 유명한 관광지의 화려한 장면보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겁니다.


참고: https://blog.naver.com/hianna328/224236252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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