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99 강화·교동·석모도 1박 2일 (교동 대룡시장, 보문사, 석모도 미네랄 온천) 서울에서 자가용으로 1시간이면 닿는 거리에, 고려 왕조의 대몽항쟁 거점부터 분단의 현실을 체감할 수 있는 망향대까지 펼쳐져 있습니다. 저도 솔직히 '가까우니까 나중에'를 반복하다 몇 년을 미뤘는데, 막상 다녀오고 나서는 왜 이렇게 늦게 왔나 싶었습니다. 역사, 자연, 온천, 해산물이 단 1박 2일에 다 담긴다는 게 이 코스의 핵심입니다.교동 대룡시장과 망향대 — 시간이 멈춘 자리 교동도는 민통선(민간인 통제선) 지역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민통선이란 군사분계선 이남 일정 구역을 민간인 출입 제한 구역으로 설정한 경계선을 말하는데, 교동도는 그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 방문 시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합니다. 외국 국적자는 별도 출입 허가가 필요하니 동행이 있다면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배경을 .. 2026. 5. 15. 미국 서부 여행 (앤털로프 캐니언, 그랜드캐니언, 7박 8일 일정) 라스베이거스가 목적지인 여행자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반대로 묻고 싶습니다. 라스베이거스보다 더 강렬하게 손이 떨렸던 순간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제가 처음 미국 서부를 밟은 건 가을이었고, 스트립의 화려함에 압도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3일차 앤털로프 캐니언 좁은 암석 틈새로 빛줄기가 비스듬히 내려오는 순간,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손이 실제로 떨렸습니다. 라스베이거스의 야경보다 더 강한 충격이 사막 한가운데 숨어 있었습니다.앤털로프 캐니언과 그랜드캐니언: 자연이 만든 지질학 교과서 앤털로프 캐니언은 나바호(Navajo) 부족 보호구역 안에 있는 슬롯 캐니언(slot canyon)입니다. 슬롯 캐니언이란 수백만 년에 걸친 물과 바람의 침식 작용으로 좁고 깊게 파인 협곡 지형을 말하는데, 좁은 .. 2026. 5. 14. 스리랑카 여행 (시기리야 바위요새, 불교 유적, 홍차 농원) 솔직히 저는 스리랑카를 '인도 가다 들르는 섬나라'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12월 말, 건기가 막 시작되는 시점에 처음 발을 딛었는데, 공항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불교 유적, 홍차 농원, 열대 자연이 이렇게 좁은 땅에 다 모여 있는 나라가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시기리야 바위 요새와 불교 유적 — 체력과 감동의 교환 시기리야 바위 요새는 5세기 카샤파 왕이 세운 궁전 유적입니다. UNESCO 세계문화유산(UNESCO World Heritage Site)으로 등재된 곳인데, 여기서 세계문화유산이란 인류 전체가 보호해야 할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가진 장소로 유네스코가 공식 지정한 유산을 뜻합니다. 지정만 들어도 뭔가 대단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올라가 보면 .. 2026. 5. 14. 조지아 트빌리시 여행 (구시가지, 카즈베기, 와인투어)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여행 커뮤니티에서 "유럽인데 동남아 물가"라는 말을 봤을 때, 설마 싶었거든요. 그런데 직접 가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조지아는 그냥 저렴한 유럽이 아니라,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문화권이 뒤섞인 완전히 다른 세계였습니다.트빌리시 구시가지, 걸어야만 보이는 것들 조지아 트빌리시를 처음 걷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런 생각이 들 겁니다. "여기가 유럽이야, 중동이야?" 제가 그랬거든요. 구시가지 골목에는 페르시아, 오스만, 러시아, 유럽 양식이 한 블록 안에 공존합니다. 건물 외벽에는 나무 조각으로 장식된 발코니가 삐져나와 있고, 그 사이로 유황 냄새가 은은하게 흘러옵니다. 그 유황 냄새의 진원지가 바로 아바노투바니(Abanotubani) 지구입니다. 아바노투바니란 조지아어로 .. 2026. 5. 13. 파주·연천 당일치기 (임진각, 재인폭포, 숭의전) 서울에서 불과 60~80분 거리에 선사 유적부터 분단 역사, 고려 왕조의 흔적까지 한 번에 담긴 드라이브 코스가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직접 다녀오고 나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런 곳이 있었나"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해외여행 부럽지 않은 하루였습니다.임진각에서 시작하는 분단의 풍경 벚꽃이 지고 신록이 막 올라오던 5월 초, 자유로를 타고 임진각에 도착했습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시야가 탁 트이면서 바람개비밭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그냥 공원이겠거니 했는데, 실제로 서보면 규모와 공기가 다릅니다.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은 민통선(민간인통제선) 바로 아래에 위치한 공간입니다. 여기서 민통선이란 군사분계선 남쪽 일정 구역에 민간인 출입.. 2026. 5. 13. 인제·양구 트레킹 (서울에서 두시간 반, 핵심코스, 실전준비) 솔직히 저는 인제와 양구를 제대로 몰랐습니다. 속초 숙소가 만실이라 급하게 방향을 틀었던 게 계기였는데, 그 우연이 강원도에서 가장 손때 묻지 않은 자연과 저를 연결해줬습니다. 서울에서 두 시간 반 거리에 이런 원시림이 남아 있다는 사실, 그리고 왜 이걸 이제야 알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남습니다.서울에서 두 시간 반, 왜 인제·양구는 아직 비밀일까 인제와 양구는 강원도 여행 지도에서 늘 가장자리에 놓입니다. 속초는 KTX 접근이 가능하고, 춘천은 ITX-청춘이 닿습니다. 그러나 인제·양구는 대중교통망(public transit network)이 사실상 단절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대중교통망이란 버스·철도 등 공공 교통수단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체계를 말하는데, 이 두 지역은 시외버스가 하루 몇 편에 불.. 2026. 5. 12. 이전 1 2 3 4 5 6 ··· 17 다음